완벽한 삶

메이는 볼 수 있는 삶이란
어떠한 것일지 상상해보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어느새 그의 생각은
지금 현재의 삶, 다시 말해 현실로 돌아왔다.
그는 지금 중대한 국면을 맞고 있는 사업에
모든 것을 걸었고, 모든 신경을 쏟고 있었다.
한 발자국만 잘못 내디뎌도 사업은
표류하다 가라앉고 말 것이다.
스트레스 많던 시기에 겪었던
두 번의 아슬아슬한 위기를 넘기고
이제 결혼생활은 안정적이고 희망적이다.
또 두 아들을 키우며 아이들의 삶에서
순간 순간, 너무나 빨리 흘러가버리는
작은 순간들을 함께하는 데 주력했다.
메이는 앞을 볼 수 있다면
무엇을 더 할 수 있을지 상상해보려고 노력했다.
그는 이미 원하는 곳은 어디든 갈 수 있었고
길 찾는 모험을 즐겼다.
바라는 것은 무엇이든 할 수 있었고,
때로는 볼 수 있는 사람보다 더 잘할 수 있었다.
게다가 그는 자신이 제니퍼와 아이들을
진정한 감각을 통해 볼 수 있다고 굳게 믿고 있었다.
그 감각이란 한 인간을 진정으로 안다고 말할 수 있는 것,
다시 말해 영혼과 맞닿는 것을 의미했다.
앞을 보는 것은 메이에겐 큰 관심거리가 아니었다.
시각장애인이 앞을 볼 수 있게 된다는 데도
그 기회를 거부한다고 하면
세상 사람들이 놀랄 일이란 것을 그도 잘 알았다.
하지만 메이는 이렇게 생각했다.
앞을 보는 사람에게 이제까지 없던
새로운 감각이 생긴다면 어떻겠는가?
처음엔 아마도 감격스러운 일일지 모른다.
하지만 이미 그 자체로 완전하고 풍족한 삶을 사는
사람이라면 진정 새로운 감각을 원할까?
앞을 보지 못해도 그의 삶은 이미 완벽했다.

기꺼이 길을 잃어라
(
로버트 커슨  저 | 로버트 커슨 역 | 열음사)
Posted by 아카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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