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정말 부자다
길을 걷다가 길 위에 떨어진
만원짜리 한 장을 만났을 때보다
식물도감에서 보았던 예쁜 꽃을 만났을 때
나는 더 행복하다.
'코스닥 지수'나 '바퀴벌레 효과'와 같은
경제 용어의 의미를 알았을 때보다
들꽃 이름 하나를 더 알았을 때 나는 더 행복하다.
가끔씩, 돈도 많이 주고, 고급 승용차까지 보내주는
기업체 강연장에 갈 때도 행복하지만,
아내와 함께 동화책 읽어주러 보육원 갈 때가
나는 더 행복하다.
그래서 나는 부자다.
사람들이 니 똥 참 굵다고 욕해도,
나는 정말 부자다.
『반성문』
(이철환 | 랜덤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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