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조 영화....  

오랫만에 조조 영화를 감상했습니다.
시간이 허락될때 조조영화를 찾게되는 이유는 조조 할인이라는 혜택도 있겠지만,
그 보다 더욱 큰 메리트는 "여유 좌석"이 많다는 것에 있습니다.
보다 쾌적한 영화관람을 상상하며 강우석감독의 <이끼>를 감상하러 갔답니다.
그러나 왠걸, 조조 상영이였지만, 극장내에는 사람들로 꽉 차있었습니다.
만석은 아니엿지만, 가운데 라인과 양옆 통로 끝좌석들에는 <이끼>를 감상하려는 분들로 꽉 차더군요.
인터넷으로 미리 표를 예매했던 터라 전 가운데 자리에서 영화를 감상했습니다만,
조조영화에대한 저의 기대감은 일단 무너졌었습니다.
그만큼 <이끼>에 대한 관심과 인기도를 잘 알수 있었습니다.



   윤태호작가님과 강우석감독..  

영화 <이끼>는 윤태호작가님의 웹툰을 바탕으로 강우석 감독님이 만든 영화입니다.
일년전쯤 아는 동생의 소개로 웹툰으로 이끼를 처음 만났을때
스토리의 구성과 스케일, 짜임새와 연출 그리고, 대사하나하나등에 반해서
정말 시간가는 줄을 모르고 읽었습니다.
컴퓨터로 만나는 만화에 이런 ""이 있구나 하는 생각이 윤태호작가님의 만화 <이끼>를 보면서 느끼게 되었죠.
허영만 선생님의 애제자라고 하는 소리가 괜히 나오는 말이 아니구나 싶었습니다.
웹툰의 <이끼>는 새롭게 맞이하는 신선하면서도 즐거운 충격이였었죠.

그리고 한국영화계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다고 일컬어지는 강우석 감독님...
투캅스, 공공의 적, 실미도 등 수많은 굵직 굵직한 한국 영화를 감독, 제작, 기획하셨죠.
언제나 "강우석"감독 이라는 타이틀 하나만으로도 해당 영화는 주목을 받았고, 인기몰이를 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윤태호 작가님의 <이끼>를 영화화 하셨습니다.
미리 웹툰을 보았던 저로서는 무척 궁금했습니다.
영화가 어떻게 전개되고, 어떤 연출에 어떤 캐릭터들이 나올까하고
개봉전부터 꼭 보아야할 영화 일순위로 메모하게 되었답니다.

두근대는 마음으로 영화를 감상하기 시작했습니다. 팝콘조차 입에 댈수없을 정도로말이죠...

   정재영과 박해일 그리고...  

영화 <이끼>의 등장인물은 각각의 캐릭터가 가진 중요한 인물 성격들이 있습니다.
음산하면서도 카리스마 넘치는 마을 이장의 천용덕.
냉철하면서도 불도저같은 성격의 유해국
스토리가 전개되면서 차츰 정의로움으로 다가오는 박민욱검사
속마음을 알수없는 의문의 여인 이영지.
도인같은 유해국의 아버지 유목형과 각각의 사연이 있는 김덕천, 전석만, 하성구...

웹툰 <이끼>에서의 이들 극중 인물 성격이 너무 뚜렷하면서도 신비하기에
이를 영화로 표현하는 것은 정말 힘든 일 일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영화 <이끼>에서의 등장인물들은 웹툰에서 느꼈던 그 느낌과 너무도 잘 맞아 떨어졌었습니다.

천용덕 역을 맡은 정재영씨와 유해국 역을 맡은 박해일씨..
이들의 캐스팅은 강우석감독의 완벽한 캐스팅이였다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정재영씨의 키가 컸다라는 점을 제외하고는 이보다 더 잘  어울리는 인물이 있을까 싶을 정도였습니다.
연기뿐 아니라, 그냥 한마디 툭툭 던지는 대사에 포스와 익살이 동시에 느껴지기란 무척 힘든일이였을 테니 말이죠.
특히, 유해국 역을 맡은 박해일씨는 웹툰과 영화가 완전 판박이라고 생각해도 될 정도로 완벽했습니다.
외형적인 인물의 모습뿐 아니라, 몸짓하나하나, 대사 하나하나가 박해일 = 유해국이란 공식이 성립되었습니다.

박민욱 검사역에는 유준상씨가 캐스팅되었는데요,
유준상씨 특유의 연기스타일이 박민욱 검사와 또 잘 맞아떨어졌습니다.
또한 유목형 역엔 허준호씨가 캐스팅되었는데요, 도인같으면서도 외유내강의 소유자로서 잘 맞게 배치가 되었습니다.
의문스런 여인 이영지역을 맡은 유선씨에겐 웹툰과 영화의 느낌이 조금 서툰감이있어 약간의 아쉬움이 남기는 합니다만,
그래도 극을 이해하고 관람하기엔 전혀 무리가 없었습니다. 더불어 마지막의 반전이란...소름이 돋습니다.
김덕천 역을 맡은 유해진씨와 전석만역을 맡은 김상호씨, 그리고 하성구 역을 맡은 김준배씨도
웹툰과 영화가 완전 일치한 느낌이다란 생각엔 조금 못 미치긴하지만, 훌륭한 캐스팅이였음은 부정할수없습니다.




   유목형의 죽음으로 인해...  

영화가 시작하면 유목형(허준호)에 대한 이야기가 먼저 나옵니다.
이는 원작 웹툰에서와는 사뭇 다른 이야기 전개 방식이였죠.
원래 원작에서는 영화 초기의 장면들이 후반부에 나오는 것입니다만, 영화에선 과감히 그러한 장면들을
초반부에 배치시켰습니다. 그렇기에 극중 인물들에 대한 신비감이나 의문점등이 미리 알려지게 되어
긴장감이 약간은 덜한 면도 없지않아 있습니다만, 그래도 극의 원할한 진행을 위한 선택이였다고 봅니다.
아무튼, 유목형의 신비스러움에 대한 이야기로 영화는 시작되고, 이런 유목형의 죽음으로 인해 그의 아들
유해국(박해일)이 부친상을 치르기 위해 마을에 들어서게 됩니다.
이때까지만해도 마을 사람이나 이장 천용덕(정재영)에대한 의구심은 크게 생기진 않습니다.
그냥 조금의 경계하는 듯한 마을 사람들 이야기와 유해국의 아버지 사인에 대한 경찰과의 이야기등으로
약간의 긴장만 흐르고 마는 정도였죠.
그러다 아버지 장례를 마치고 서울로 상경할거라고 하나같이 이야길 하는 마을 사람들에게
당장은 서울로  올라가지않을 거라는 유해국의 이야기에 마을사람들은 술렁이고,
이에 "가 여기 있으면 안되는 이유라도 있습니까? " 라는 유해국의 대사를 시작으로 긴장감은 시작됩니다.
가만히 술잔을 기울이던 마을이장의 "그래 그래라" 라는 허락 한마디에 술렁이던 마을 사람들은 이내 잠잠하게 되죠.
단순한 이장의 위치가 아님을 암시하게끔 하는 초반대목입니다.
이때부터 유해국과 마을사람들 그리고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의문점들이 하나둘씩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영화는 과거와 현재를 절묘하게 배치시켜 흘러가는데요,
그래도 유목형의 죽음에 대한 의구심은 유해국의 의심과 함께 증폭되어져만 갑니다.
물론 마을사람들과 유해국의 보이지않는 갈등 역시 함께 증가되어갑니다.


   천용덕과 유해국...  

항상 마을이장 천용덕은 완벽하게 묘사가 되어집니다.
반면 아무것도 알지못하는 철두철미한 성격의 유해국에겐 늘 헛점이 도사리게 되는 구도입니다.
마을 이장 천용덕의 뒤를 캘려해도 늘 유해국은 실패 혹은 잘못짚는 일들이 일어나게 되지요.
그렇기에 영화를 보면서 긴장감은 높아져만 가게 됩니다.
물론, 앞서도 이야기했지만 원작과 조금 다른 스토리 배치로 인해, 원작만큼의 긴장감은 떨어집니다.

천용덕과 유해국의 대치구도는 표면적으로는 극의 후반부에 나타납니다만, 실상은 유목형의 장례식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유해국이 경찰에게 아버지 죽음에 대한 사인을 따지자, 갑자기 등장하면서 바로 뒤켠에서 유해국이 들리게끔
동네 의원에게 검시를 할 것을 이야기하죠. 그때부터 미묘한 둘사이의 대치구도는 시작이 됩니다.
" 머야 이 더러운 기분은... " 이라는 대사로서 말이죠.


더 자세한 줄거리 내용은 생략하겠습니다.
영화 <이끼>를 보시고 꼭 원작 웹툰 <이끼>를 보시길 권해드립니다.
원작 이끼 웹툰 사이트 :
http://cartoon.media.daum.net/series/list/ikki?page_no=5

   영화 <이끼>의 옥의 티  

웹툰 <이끼>를 미리 먼저보고 영화를 본 저의 입장에서 영화에대한 옥의 티가 몇가지는 있었습니다.

영화 <이끼>에서의 가장 크게 아쉬운 점은 러닝타임이 길다란 것입니다.
물론 원작에 충실하고, 내용전달을 위해 어쩔수 없는 선택이였겠지만,
러닝타임 2시간 40분은 자칫 집중력을 떨어트려 영화에대해 지루함을 느낄수도 있을 시간이란 점입니다.
분명 영화는 재밌습니다. 또 볼만합니다. 라는 평은 분명하고 또, 당연스래 나오지만 말이죠.
그리고, 앞서도 계속 지적했듯이 원작에서 후반부에 삽입되어져있던 유목형에 대한 이야기가 영화의 초반부로 이동되어진 점으로
인해 좀 더 많은 긴장감을 느낄수 없다란 점에 약간의 아쉬움이 듭니다.
더불어 정재영씨(천용덕 역) 와 유해진씨(김덕천 역)의 연기가 전체적으론 만족스럽고 훌륭했습니다만,
중간 중간에 나오는 코믹하고 익살스런 연기와 대사들은 극의 긴장감을 조금 떨어트리는 면도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2시간 40분을 계속 긴장하면서만 보아야하는 것은 더욱 고역이겠지만, 코믹스런 장면이 나오게될때 그 장면들이 너무 웃겨서
긴장감이 원점으로 돌아가 다시 시작하게 되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극의 후반부에가서는 약간 맥빠지는 진행이 되기도 합니다.
비중이 높은 김덕천(유해진)의 죽음이 다른 사람과는 달리 급하게, 또 내용없이 진행되었고
박민욱형사의 인간적인 면들과 과거 모습, 가치관들에 고뇌하는 모습이 빠진채 약간 빠른 듯한 진행과
천용덕의 아들(경찰)의 출생이야기들이 빠진채 불속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것들 등이 약간의 옥의 티로 남더군요.



   <이끼>의 명대사와 뒷이야기, 그리고 총평...  

<이끼>에는 멋진 대사들이 참 많습니다.
앞의 글에도 언급한 "제가 여기있으면 안되는 이유라도 있습니까?" "뭐지 이 더러운 기분은" 등은 손에 꼽히는 명대사지요.
그리고 제가 가장 좋아하는 대사로는
" 가벼운 도둑은 겉을 빼앗지만, 진짜 악마는 마음을 훔친다 아이가" 라는 대사입니다.
영화를 보시면 몇번이고 등장하는 대사인데요, 기도원 원장과 천용덕이 말하는 대사입니다.
그중에서 역시 천용덕이 되뇌이던 "진짜 악마는 마음을 훔친다 아이가"라는 대사는 음산함이 극에 달하죠.
"니는 신이 될라캤나! 나는 인간이 될라캤다! 요래 목줄 딱 쥔 인간! 어떻노! 니도 인간 아이가?"
라는 대사는 천용덕의 카리스마와 무서움을 극한으로 느낄수 있는 대사입니다.
아무래도 섬찟하고 음산한 느낌의 천용덕 대사가 인상적이여서 기억에 많이 남게되는데요,
천용덕 역을 맡은 정재영씨의 연기가 정말 빛을 발하는 것 같았습니다.
손짓하나 몸짓하나가 모두 젊은 형사와 나이많은 할아버지 역활을 하나하나 잘 묘사했었답니다.
<이끼>를 보면서 명대사를 기억하는 것도 또 하나의 즐거움이 될것이라 확신합니다.



이끼 영화의 재밌는 뒷이야기로는 4개월여만에 완성된 영화의 세트장을 꼽을 수 있습니다.
무주군청의 도움을 받아 2만여 부지에 설립된 세트장에는 윤태호 작가의 마을의 구성에 대한 설명이 모티브가 되었다고합니다.
“보통의 집들은 남향으로 짓거나 길을 바라보게 짓는 등 그 집에 사는 사람을 위주로 설계되는 반면,
이 마을은 모든 집의 창이 이장 집을 향하게 설계되어 이 마을을 지배하고 있는 권력구조를
한 눈에 알아 볼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 마찬가지로 이장 집이 마을 전체를 한 눈에 내려 볼 수 있으며,
각 구성원들이 집에서 무슨 일을 하고 있는 지 훤히 알 수 있는 구조가 되도록 했다.”고 말했다네요.
그래서 4개월만에 탄생한 영화 <이끼>의 세트장은 또 하나의 볼거리, 애기거리가 될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극의 구성상 세밀하고 치밀한 분장이 요구되었는데요,
배우들의 가발비만 모두 모아도 고급 세단승용차 한대값이 나올 정도였다고 합니다.
실제로, 극중의 배우들의 과거와 헌재의 모습들이 전혀 어색하지않음에 놀라게 됩니다.

전체적으로 영화 <이끼>는 원작에 충실하면서도 원작과는 또 다른 반전이 숨어있습니다.
영화의 반전 부분에서는 크게 후한점수를 주고싶은데요,
그 부분은 반전이라는 요소 특성상 본 포스트에서는 밝히지 않겠습니다.
이 글을 포스팅하면서도 영화와 웹툰을 동시에 떠올리며 작은 몸서리가 쳐지는데요,
그만큼 <이끼>는 재미있습니다.
꼭 보셔야할 영화이고, 꼭 보셔야할 웹툰입니다.
권해드릴 순서는 영화가 우선입니다.
영화를 먼저보시고 웹툰을 보시기 바랍니다.
웹툰을 먼저 보시고 영화를 보신다면 느끼시는 긴장감과 재미가 약간은 덜 할 것 같아서입니다.
웹툰을 미리 보지않고 영화를 감상하신다면 훨씬 더 재밌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오랫만에 재밌는 한국영화를 보아서 기분이 좋더군요.
<실미도>로 한국영화 사상 최초로 1천만관객이란 타이틀을 거머쥐게 된 강우석감독의
또 다른 타이틀이 기대되어지는 영화입니다.

원작 이끼 웹툰 사이트 : http://cartoon.media.daum.net/series/list/ikki?page_no=5

Posted by 아카리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