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체구에 아기자기한 디자인. 포르테를 처음 봤을 때의 느낌은 검정색 정장을 단정하게 차려입은 ‘꼬마신사’의 이미지였다.

하지만 단순하면서도 간결한 라인이 주는 착각이었다. 찬찬히 뜯어볼수록 점점 거대해지는 놀라움을 경험했다. 역동적이면서도 단단해보이는 볼룸감은 호랑이의 얼굴을 형상화했다는 그릴과 어우러져 잔뜩 웅크린 맹수의 모습과 다를 바 없었다. 뒤쪽으로 밀고 올라가는 사이드라인은 스포티 세단의 세련미를 갖췄다. ‘강하게’라는 음악용어에서 모티브를 얻은 이름답게 외관은 곳곳에서 강렬함이 묻어나온다.

운전석도 차별화를 시도했다. 지난 6월 출시한 로체이노베이션과 마찬가지로 계기판 조명은 붉은 색을 강조했다. BMW나 아우디를 연상시키기는 하지만 아우디의 수석 디자이너를 역임한 피터 슈라이어가 포르테 개발을 진두지휘한 점을 감안하면 수긍이 간다. 실제 야간운전시 눈의 피로도가 덜할 뿐 아니라 집중도가 높아져 화려한 색깔을 강조하는 경쟁 차종에 비해 훨씬 효율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편의장치도 경쟁 모델에 비해 돋보이는 것이 많았다. 준중형 모델로는 최초로 버튼 시동 시스템을 적용했다. 또한 도어 손잡이에 장착된 버튼만으로 차량의 잠금장치를 해체할 수 있도록 한 점도 눈에 띄었다.

브레이크를 밟고 스타트 버튼을 누르자 ‘사르릉’ 하는 소리와 함께 엔진이 조용히 활동을 시작했다. 가속 페달에 힘을 실음과 동시에 힘차게 달려 나갔다. 최대 출력 124마력을 자랑하는 감마 1.6 엔진의 파워 덕분이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에 이르는 이른바 제로백 타임은 10초 남짓에 불과해 속도를 즐기는 젊은 마니아들을 사로잡기에 충분해 보였다.

고속으로 달릴 때 엔진 소음이 올라가는 측면이 있지만 크게 신경쓸 정도는 아니었다. 스포츠카의 느낌을 주는 작은 스티어링 휠은 속도를 올릴 수록 무거워졌고, 차체의 흔들림도 크지 않아 마치 고급 세단을 모는 느낌을 전해줬다. 코너링에서도 안정감이 충분했다. 승차감과 주행 안정감에서 합격점을 주기에 무난해 보였다. 경쟁 차종에 비해 최대 출력이 2~16% 높으면서도 연비는 ℓ당 14.1㎞에 달할 만큼 경제성에서도 경쟁력을 보였다.

기아자동차는 29일 개막하는 2008군산국제자동차엑스포에 전시관을 마련, 포르테와 22일 출시하는 준중형 CUV 쏘울을 메인 모델로 출품해 준중형 붐을 일으킨다는 계획이다.
포르테의 가격은 1.6 가솔린 일반형 모델이 1193만~1711만원, 1.6 가솔린 프리미엄 모델이 1705만~1845만원, 1.6 디젤 모델이 1695만~1965만원이다.


박상언 기자
Posted by 아카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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