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적 초등학교시절 당시엔
"국군 위문편지"라는 것을 의무적으로 자주 쓰곤하였다.
얼굴 한번 본적없지만, 이야기 한번 나눈 적 없지만,
막연히 국방의 의무를 다하는 국군 아저씨들을 위하여
고사리 손으로 써내려간 "위문편지"...



난 그 편지를 쓰면서 항상 이런 생각을 했었다.
이 편지를 받게되는 국군아저씨가 나중에 잘했다고 칭찬해주며
학교앞 문방구로 데리고가서 과자한봉지라도 사줄거라고 철썩같이 믿었었다.
그러나, 편지에 대한 답장을 받아본적도 없을 뿐더러
그 편지가 제대로 전달 되었는지도 알수가 없었다.
어린 꼬맹이 시절이였기에.. 또 단순했기에
이러한 의문점들은 금방 금방 머리속에서 잊혀져갔었고 말이다.


그리고 중,고등학교를 거쳐 대학을 다닐동안
난 한번도 경험하진 못했지만, 주위에서 "펜팔"이란 것을 많이 들어보았다.
전혀 모르는 낯선이와 함께 주고받는 편지 대화 "펜팔"
어떤 점이 재밌을까..
어떻게 하면 펜팔을 할수있을까..
호기심이 무척 많이 생겼지만, 펜팔을 경험하기란 쉽지가 않았다.
그저... 궁금점만 남긴채 혼자서 상상해보는 수 밖에...


낯선이와 직접적인 대화를 나눈다는 것은
지금에야 크게 대수롭지 않은 일이지만,
그당시로선 무척이나 드문 일인 것이였다.
그러나,
"통신" 프로그램 "천리안"이 나오면서부터 상황은 달라졌다.
삐~~뚜....삐리삐리삘~뚜~~~~~하는 소리를 내며 전화선에 연결된 모뎀.
그리고 파란화면에 하얀글자.
이미지는 데이터량이 많기때문에 채팅창에선 허용이 안되었던..
그러기에 하얀 글자 조합으로 이모티콘을 만들어내고,
그림 형상을 만들어내던 그 "천리안" 통신 프로그램으로 인하여
낯선 이들과의 대화는 급속도로 빨리 쉽게 다가왔다.

 
어찌나 신기하고 재밌었던지...
지금 생각하면 정말 대수롭지 않은 일이지만,
당시에는 파격적인 변화였던터라
밤을 새워가며 낯선이들과의 채팅에 푹~ 빠졌던 것 같다.
"통신"이란게.. 전화선 "모뎀"이란게 참 애꿋게도 말썽을 부린적도 적지않다.
어느정도 재밌게 채팅을 하고있다보면 갑자기 툭~툭~ 끊겨버려서 다시 재접속을 해야했었고
어떤날은 재접속이 아예 안되는 날도 있어서 발을 동동 구르며 씩씩대던 적도 있었었다.
요즘이야 그런 일이 잘 일어나진 않지만,
그당시엔 무척 빈번했던 일이였었지..


당시 "천리안"에는 지역별, 나이별 등등으로 채팅 카테고리가 나눠져있었는데
내가 주로 들어간곳은 "지역별" 카테고리였다.
몇일을 재미붙이고 자주 접속을 하다보니,
어느새 그곳에서 친구를 사귀게 되었고
지역별 카테고리였기에 다들 같은 지역에 거주하는 터라
온라인에서의 대화가 오프라인으로의 만남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일명 "벙개"라는 것이다.

낯선이들과의 첫 만남~!!
어찌나 설레이고 두근댔었는지 모른다.
그야말로 때빼고 광내고,
연신 거울을 쳐다보며
옷장에서 가장 잘 어울리는 옷으로 몇번을 갈아입어봤는지...ㅎㅎ


시간은 초저녁대였었지. 아마..
장소는 시내 호프집이였고..
두근 두근~!!


학창시절 "미팅"을 하는 기분과는 다른...
또 다른 새로운 재미가 있었다.
온라인 상으로 대화를 나눴을 뿐인데,
오프라인에서 직접 만남을 가진다는 것이
조금은 어색하기도 했지만, 마냥 신기하고 재밌었었다.
물론, 어느정도 온라인 상으로 대화를 나누었기에
그 어색함은 얼마가진 않았으며,
젊음이 있었기에 금방 함께 동화하고 친화력이 생겼지만 말이다.
그렇게, 나의 "낯선이와의 첫 만남"은 이렇게 시작이 되었다.


지금은 인터넷이 거의 생활화되고
각종 카페나 동호회 혹은 트위터의 모꼬지를 통하여
정모나 번개가 무척 일반적이고 자연스럽다.
그래서, 요즘은 낯선이와의 자리가 그다지 어색하지않지만
가끔씩 첫 벙개를 했던 그때를 회상해보면
정말 신기해하면서도 어색했었던 기억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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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아카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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